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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 1===
===Ep 1===
'왜 엄마는 밖에 나가지 못하게 하는거지?', '왜 나는 귀가 다른 분들과 다르게 생겼을까?'와 같은 왜로 시작하는 질문이 가득한 소녀는, 집을 뛰쳐나갔다.
"와아..."
그녀는 모든 것이 신기했다.
길거리의 사람들이 그녀를 한번씩 보고 지나쳐도 그녀는 신경쓰지 않았다. 연구실과 집을 벗어난 새로운 세상이 신기할 뿐이었다.
그녀는 자신과 비슷한 키를 가진 아이들이 모여 노는 곳을 찾았다.
소녀는 그들과 놀고 싶었지만, 사람들에게 다가가는 것은 조심스러웠다.
그 때, 무리 중 한 아이가 쭈뼛거리는 그녀를 발견하더니, 그녀를 잡고 무리로 데려왔다.
"와! 신기하다. 귀 뭐야?"
그들은 그녀의 움직이는 꼬리에도 관심이 있었는지, 꼬리를 유심히 보다 누군가 꼬리를 손으로 확 잡아챘다.
소녀는 깜짝 놀랐고, 사실 정말로 아팠지만 제대로 말하지 못했다.
그녀의 눈에서는 눈물이 흐르기 시작했다.
"아파..아파요."
그 때, 다른 아이가 다가와 꼬리를 잡고 있던 누군가의 손을 풀었다.
"야! 얘가 아프다고 하잖아!"
"와~ 얘 울렸어!!"
"아니야! 울리려고 한거 아니거든! 미, 미안해!"
하지만 나중에 가서, 아이들은 그녀가 어떻게 다르게 생겼는지 별로 개의치 않았다.
그들은 하루 종일 잔뜩 재미있게 놀았다.
소녀를 그녀의 어머니가 데려가기 전 까지.

2023년 1월 23일 (월) 17:26 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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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 아니지, 김도희 연구부장님. 저는 그 아이를 죽일 수 없네요."

나는 그 아이를 죽이라는 명령을 받았다. 그 아이는 우리끼리 말하기로는, '실패작으로' 태어났다.

글쎄, 잘못된 연구 부산물은 적절히 '처분'하라는 규정에 별 생각을 가진 적이 없었다. 며칠 전까지는.

그 처분 대상이 사람이 되니까, 그리고 그걸 내 손으로 하라니까 오만 생각이 들기 시작했다. 인간을 포기하는 것이 아닌가에 대한 생각부터, 이 사실이 사회에 드러났을 때 파장까지. -아, 물론 지금 하는 실험 자체가 이미 셀 수 없을 정도로 많은 윤리적 문제가 있다고 쳐도-

솔직히, 어머니를 따라 의학자가 되기로 한 선택이 여기까지 올 줄은 몰랐다. 의사 면허와 유전공학 학위를 딸 때까지는 내가 나중에 사람을 죽여도 되는지 살려야 하는지 고민할 지는 상상도 하지 않았을 테니까. 애초에 어머니가 극비 연구인 강화인간 연구사업에 나를 끌여들인 것 부터가 잘못이다. 나를 굳이 끌여들인 어머니의 생각이 어떤지는 잘 모르겠으나, 굳이 말하면 내 경력을 낙하산으로 꽂아서 하나 만들어주고 싶었을 것 같다.

"그렇게 부르지 마라. 실험체일 뿐이야. 그 실험체의 실패는 누구의 책임이지?"

"뭐, 엄밀히 말하면 저희 전체의 책임이죠."

"그런데 왜 너만 이곳으로 왔지?"

"이런 골치 아픈 일은 연구부장님의 힘으로 어떻게 될 것 같다는 팀원들의 의견이 많아서요."

"이런 머저리들아! 너를 포함해서 말하는거니까 잘 들어. 네가, 너희들이 하지 못하면 내가 한다. 그런 유유부단함이 우리를 망친다는 것 몰라!"

그래. 맞는 말이다. 그런데 솔직히 말하면 당신도 사람을 죽일 수 있을 것 같지는 않다. 이건 유유부단함이 아니라 인간이 넘으면 안되는 선에 관련된 것이라서 그렇다.

그리고, 나는 아무 말이나 던졌다.

"그럼 제가 키우겠습니다."

"농담하지 마라! 지금 제정신이냐!"

"사람을 죽이라고 시키는 부장님보다야 낫죠?"

"그 입 다물어라! 하, 됐다. 내가 내일 알아서 할테니."

나는 그렇게 부장실 밖으로 나왔다. 나왔다기 보다는 쫓겨난 것 같지만 아무튼 나왔으니.

"야, 낙하산! 어떻게 됐냐?"

이 미친놈이 돌았나? 이 녀석은 지금 사태에 가장 큰 잘못이 있는 놈이다. 기껏 모두의 책임으로 감싸주고 나왔더니 나오자마자 헛소리를 지껄이는 것을 보니 참을 수 없었다. 나는 그의 고간을 차버렸다. 두 번정도 차려는 순간에 동료들이 나를 붙잡고 말린다.

"이 새끼야, 가장 잘못한 놈이 뭐? 네 말은 일부러 부장 앞에서 하지도 않았는데 뭐? 낙하산? 그럼 지금 낙하산 맛좀 볼래? 그냥 시발 네가 한 짓들 전부 부장한테 정리해서 넘기면 된다는 소리지 지금. 무서워서 부장 앞에는 가지도 못한게."

그가 바닥에 뒹굴고 신음을 낸다. 그가 나를 원망스러운 눈으로 쳐다본다. 벌레같은 놈. 그 잘못을 해놓고도 왜 자기가 맞았는지도 모를 녀석이다.

나는 그놈을 두고 연구실 옥상에서 담배를 하나 꺼내문다.

기분이 나쁘니까 별로 맛도 없어서, 그냥 바닥에 던지고 대충 밟아서 꺼버렸다. 남은 것은 연기냄새뿐.

그 때, 등 뒤에서 발소리가 들린다.

"엄마가 담배 피지 말라고 했는데."

"몇달동안 안피다가 지금 딱 한번 피운건데요 뭐."

아까까지는 부장모드였지만 지금은 가족모드로 변한 김도희씨였다.

"부장실 밖으로 나오니까 강정수 그놈이 바닥에 뒹굴고 있던데, 네가 찰 이유가 있어서 찼다고 생각하지만, 너무 과격하게 하지는 마라."

그 놈이 한 짓이랑 말들은 지금 보여드리지 못해서 아쉬울 따름이죠. 그걸 안다면 어머니도 당장 한번 더 차라고 허락 수 있을 것 같은데 아쉽구요.

그녀는 사실 이번 사건의 원인이 누구인지 정확히 알고 있었다. 하지만 그녀는, 모든 것을 스스로 짊어지려고 했다. 가장 중요한 처분조치도 그녀가 할 것이라고 말했다.

"글쎄요, 아까 그 아이를 키워보겠다고 한 말은 꽤나 고심해서 나온 말이에요. 솔직히 그 아이는 유전 정보가 잘못되어서 오래 살지도 모르겠구요. 못미덥지만 강정수가 말하기를, 길어봐야 1년이라고 하네요. 그 전에 죽을 거라고. 엄마도 그렇게 냉혈한은 아니잖아요."

"재미있는 방법이지만, 위에서 허락해줄지는 모르겠다. 노력은 해볼게. 안되면...어쩔 수 없고. 하지만 그렇게 되더라도 너랑 너희 팀원들이 감당할 일은 없을거다."

프로젝트 결과는 성공적이었고, 우리는 다섯 명의 강화인간을 만들었다. 그리고 그곳에는 포함되지 않은 한 명이 더 있었고, 나는 그 아이를 키워왔다.

아, 결과와는 별개로 프로젝트는 강제로 해체되었다. 돈 문제부터 해서, 미친놈 덕분에 실험의 존재가 드러났기 때문이다. 어머니는 멀리 떠나버렸고, 나와 팀원들은 커리어에 한 줄을 적기는 커녕 한 줄도 적지 못하는 신세가 되었다.

나에게 남은 것은, 특이한 외모를 가진 나의 딸 뿐이다.

Ep 1

'왜 엄마는 밖에 나가지 못하게 하는거지?', '왜 나는 귀가 다른 분들과 다르게 생겼을까?'와 같은 왜로 시작하는 질문이 가득한 소녀는, 집을 뛰쳐나갔다.

"와아..."

그녀는 모든 것이 신기했다.

길거리의 사람들이 그녀를 한번씩 보고 지나쳐도 그녀는 신경쓰지 않았다. 연구실과 집을 벗어난 새로운 세상이 신기할 뿐이었다.

그녀는 자신과 비슷한 키를 가진 아이들이 모여 노는 곳을 찾았다.

소녀는 그들과 놀고 싶었지만, 사람들에게 다가가는 것은 조심스러웠다.

그 때, 무리 중 한 아이가 쭈뼛거리는 그녀를 발견하더니, 그녀를 잡고 무리로 데려왔다.

"와! 신기하다. 귀 뭐야?"

그들은 그녀의 움직이는 꼬리에도 관심이 있었는지, 꼬리를 유심히 보다 누군가 꼬리를 손으로 확 잡아챘다.

소녀는 깜짝 놀랐고, 사실 정말로 아팠지만 제대로 말하지 못했다.

그녀의 눈에서는 눈물이 흐르기 시작했다.

"아파..아파요."

그 때, 다른 아이가 다가와 꼬리를 잡고 있던 누군가의 손을 풀었다.

"야! 얘가 아프다고 하잖아!"

"와~ 얘 울렸어!!"

"아니야! 울리려고 한거 아니거든! 미, 미안해!"

하지만 나중에 가서, 아이들은 그녀가 어떻게 다르게 생겼는지 별로 개의치 않았다.

그들은 하루 종일 잔뜩 재미있게 놀았다.

소녀를 그녀의 어머니가 데려가기 전 까지.